주부 김모(45)씨는 요즘 차를 타고 가야 하는 대형 할인점 대신 집 근처에 새로 생긴 편의점을 즐겨 찾고 있다. 김씨는 “할인점에 가려면 교통비도 들고 한번에 많이 사야하는데 비해 여기는 조그만 편의점인데도 값이 저렴하고 공과금 수납에 야채까지 살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편의점 1만개(한국편의점협회 가입 회원사 기준) 시대를 앞두고 ‘24시간 영업,각종 즉석식품 판매’ 등으로 대표되던 편의점이 현금인출,공과금 수납,가전제품 및 야채·과일 구입 등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GS25는 인근 수퍼마켓과 경쟁하기 위해 지난 3일 서울 신림동 신림남부점을 ‘수퍼형 편의젼으로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열었다.

전체 32평의 매장 중 10평을 신선식품 매대로 바꾸고 야채,과일,양곡 등 100여가지 신선식품을 갖췄다. 가격도 일반 편의점보다 20%가량 낮췄다. 새 단장 이후 하루 매출은 전보다 3배 가량 증가했고 고객도 2배 증가한 100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GS25는 올해말까지 10곳을 수퍼형 편의점으로 바꾸고 내년까지 주택가를 중심으로 5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치,택배서비스,휴대전화 충전 등은 편의점에서 이미 보편화된 서비스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영업중인 9085개의 편의점 중 ATM기기가 설치된 편의점은 10곳 중 7곳(총 6416곳)이다. 공공요금을 수납하는 편의점은 10곳 중 9곳이 넘으며(총 8409곳) 택배서비스도 10곳 중 7곳(총 6465곳)이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TV를 파는 편의점도 등장했다. 바이더웨이는 다음달 말까지 전국 매장에서 주문한 뒤 집에서 제품을 받는 방식으로 LCD TV와 PDP TV를 판매하고 있다.

소형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24시간 영업시간을 파괴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한 소형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경우 밤 시간에 문을 닫는 편의점이 15%에 이르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인력이 없어서 문을 못 여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도 밤 시간에는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본사와 상의한 뒤 영업시간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GS25,훼미리마트,바이더웨이 등 3개 업체는 할인점과의 가격경쟁에 대비해 50여종의 전용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제품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포장이나 용량을 작게 하는 식이다. GS25의 경우 전용상품 도입 후 음료류는 32%,과자류는 28% 가량 매출이 올랐다.

GS25 상품부문장 허연수 상무는 “편의점 시장은 이제 같은 업체간 경쟁이 아니라 할인점 수퍼마켓 등 다른 업태와의 경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가격 뿐 아니라 상품 구색,다양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