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맞아 수천명의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원 공군비행장에서 진행되던 에어쇼 도중  항공기가 추락, 조종사 김도현(33.공사 44기.소령 진급예정) 대위가 사망했다.

5일 오전 11시 51분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공군 10전투비행단 비행장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위해 진행되던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 이글'의 곡예비행 도중 A-37 전투기 1대가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했다.

사고 직후 공군 관계자는 "추락 전투기 조종사 김도현(33.공사44기.소령진급예정) 대위는 비상탈출을 하지않아 사망했으나 활주로 주변에서 에어쇼를 구경하던 방문객  1천300여명의  피해는 없었다고 공군은 밝혔다.

이날 사고는 고도 400ｍ 높이에서 전투기 2대가 연무를 내뿜으며 300ｍ  간격을 유지한 채 마주 날아와 360도 회전한 뒤 수직 상승하는 기동인  `나이프에지'(knife edge) 과정에서 1대가 상승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다른 한 전투기 조종사는 "비행기간 거리가 300ｍ지만 조종석에서 보면 마주 날아오는 항공기가 마치 바로 앞에서 오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나이프에지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공군 관계자는 "기체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곡예비행을 하고 있던 터라  비상탈출을 했을 경우 기체가 관람석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격자 하모씨(52)는 "비행기 두대가 50m 가량의 높이로 저공비행으로 마주쳐 지나가는 곡예비행 도중 한대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활주로 부근 공터로 떨어진후 ''쾅''하는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며 "관중석과는 거리가 멀어 관람객들의 피해는 없었지만 조종사는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 신모군(14)도 "비행기 두대가 서로 마주보고 날아오다 날개끼리 닿았는지 두대 모두 기우뚱했다"며 "한대는 갑자기 날아올라 무사히 착륙했지만 나머지 한대는 중심을 잃고 관람석에서 1km 가량 떨어진 공터에 떨어지면서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 이날 추락사고로 순직한 조종사 김도현 대위

공군 관계자는 "항공기 2대가 교차하는 곡예비행 순서를 마치고 회전하는 도중 700ｍ상공에서 원인 미상으로 기지내 활주로와 보조활주로 사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체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곡예비행을 하고 있던 터라  비상탈출을 했을 경우 기체가 관람석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어린이날을 맞아 기지 개방 행사가 열린 공군 수원비행장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찾아와 활주로 주변에서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에어쇼를  관람하고 있었다.

현재 관계자들은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있으며, 기자들의 현장 접근도 불가능한 상태이다.

사고 비행기인 A37기는 길이 8미터 92 센티미터, 폭 10미터 30센티미터의 공격기로 지상작전 지원용에 주로 투입되며 공군 곡예비행단 블랙이글팀의 주 기종이다.

한편 공군은 사고 직후 모든 행사를 중단하고 관람객들을 대피시킨 뒤 김은기 공군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현장을 수습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사고기 조종사 김 대위의 영결식은 8일 오후 3시 8전투비행단에서 거행되며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블랙이글 소속 전투기가 추락한 것은 지난 1998년 강원도 춘천에서 에어쇼를  앞두고 고난도 곡예비행 연습을 하던 중 전투기 2대의 날개가 서로 부딪히면서 1대가  추락한 것을 포함해 이번이 2번째다.

권용석 기자  webmaster@sisati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