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인 대추분교에 대한 강제 퇴거(행정대집행)가 경찰과 군병력 투입 10시간 30분여만에 사실상 종료됐다.

 경찰은 4일 오후 3시께 대추분교를 점거한 채 경찰의 진입을 막고 있던 평택 범대위, 한총련 등 시민단체 회원 900여명 전원을 연행 또는 해산시켰다.

국방부와 경찰은 이날 새벽 4시 30분께 진입로 확보를 위해 대추분교 진입로인 원정삼거리와 본정농협, 배밭길 등 3곳 주변 도로의 차량통행을 통제하며 행정대집행을 위한 작전을 개시했다.

 경찰은 이어 오전 6시께 대추분교 정문 앞 미군부대 K-6에 대기중이던 경찰 34개 중대 3400여명을 투입해 대추분교 진입을 시도하면서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과의 본격적인 대치가 시작됐다.

 한총련 소속 대학생 500여명은 대추분교 안에서 경찰의 진입을 저지했며 평택 범대위 등 시민단체 회원 300여명은 대추분교 정문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경찰의 대추분교 진입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오전 7시30분께부터 UH-60 헬기 12대를 투입해 철조망 공수작업을 벌였으며 군병력 1500여명을 투입해 미군기지 예정부지를 둘러싸는 총 길이 29㎞의 철조망 설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전 10시께 경찰이 물 대포를 쏘며 대추분교 운동장 진입에 성공하자 문정현 신부 등 300여명은 대추분교 2층과 지붕 등에 올라가 농성을 벌였다.

 문정현 신부 등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10여명은 이날 새벽부터 건물 옥상에 올라가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농성 중이었다.

 오후 들어서면서 임종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과 천영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신부들의 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대추분교 옥상으로 올라가 이들과 합세했다. 하지만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경찰의 압박에 견디지 못하고 결국 오후 3시께 전원 연행 또는 해산됐다.

10시간30분여에 걸친 대추분교 진입 시도 과정에서 경찰과 이를 저지하는 평택 범대위, 한총련 등 시민단체 사이에서 격렬한 몸싸움과 투석전이 벌어지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일부 학생들과 경찰 사이에서 투석전까지 벌어지면서 경찰이 휘두른 방패, 진압봉, 돌맹이 등에 맞아 진모씨(24)가 눈이 찢어지는 등 100여명이 부상을 입고 평택 굿모닝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전.의경 30여명도 참가자들이 던진 돌과 죽봉 등에 맞아 부상을 입고 구급차로 후송됐다.

 경찰은 평택 대추분교에 대한 공권력 투입 과정에서 연행된 시위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전원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장에서 연행된 400여명은 경기지방경찰청 산하 32개 경찰서에 분산 수용되며 이들에게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쇠파이프 등을 소지해 사용했거나 이 과정에서 상해를 입힌 시위자들에게는 가중 처벌하는 등 경중을 가려 처벌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강제 퇴거가 끝난 이후에도 경찰 10여개 중대가 상주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계획이다.

 행정대집행 용역원 74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대추분교 인근 주택에 들어가 집기류를 모두 부수며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갔다.

 한편 이날 강제퇴거 작전에는 공병 등 군병력 2800여명과 경찰 115개 중대 1만1000여명, 용역 740여명과 중장비(굴착기 2대, 습지도저 2대) 등이 동원됐다.

권용석 기자  webmaster@sisati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