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영화 <유나이티드 93〉 뜨거운 논란에 휩싸이다

[할리우드 통신] 트리베카 영화제서 개봉…곧 전세계에 선보여 권수정 기자l승인2006.04.2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9.11테러가 발생한 지 어느덧 4년이 넘었다.
 
  그날의 비극을 영화로 담아내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른 것일까. 할리우드는 전세계인들이 생생하게 기억하는 참사를 이용한 돈벌이에만 눈이 어두운 것일까. 역사적 실제 사건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적 유예가 필요한 것일까.
  
이처럼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 편의 영화가 오는 25일 뉴욕에서 개막되는 트리베카영화제를 통해 선보인 다음 곧 일반 극장에 개봉된다. 바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유나이티드 93>이다. 오는 28일 극장 개봉될 이 영화는 2001년 9.11테러 당시 테러범에 의해 피랍됐던 유나이티드항공 93기의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9.11테러 관련 상업영화들 중 일반극장에 개봉되기는 이 작품이 처음이다.

테러 당시, 피랍됐던 4대의 민간 여객기 중 두 대는 뉴욕 무역센터 쌍둥이빌딩에 부딪혔고, 한대는 워싱턴 국방부 건물에 추락했다. 그러나 마지막 한대인 유나이티드 93은 테러범들의 의도를 간파한 승객들의 영웅적인 저항 덕분에 벌판에 추락해 추가 희생자의 발생을 막았다. 9.11테러와 관련해 유일하게 기소된 자카리아스 무사위의 최근 재판 때, 검찰측은 유나이티드 93기 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생생하게 기록한 녹음테이프를 처음으로 공개해 새삼스럽게 충격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예고편 본 관객들 경악>

 <유나이티드 93>을 둘러싼 논란은 최근 극장 상영에 들어간 예고편 때문에 불거졌다. 본영화가 상영되기를 기다리던 관객들은 아무런 사전준비 없이 이 영화의 예고편을 봐야 했고, 사건 전개과정을 마치 진짜처럼 재연한 내용에 큰 쇼크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객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일부 극장들은 <유나이티드 93>의 예고편 상영을 취소했다. 특히 관객들은 국가적인 비극을 영화계가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면서 분노를 나타냈고, 9.11테러와 관련한 영화는 아직 때가 너무 이르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제작사인 유니버설과 그린그래스 감독은 "영화내용을 수정할 의사가 전혀 없다"면서, <유나이티드 93>에 대한 평가는 개봉 이후 일반관객들의 몫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인인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1972년 아일랜드 데리에서 벌어졌던 평화시위를 영국군이 무력으로 진압했던 이른바 '아일랜드판 광주사태'를 다큐드라마 형식으로 재연한 작품 <블러디 선데이>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 이후 할리우드에 진출해 <본 슈프리머시>를 만들었다.
 
  <유나이티드 93>은 <블러디 선데이>와 유사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여객기가 이륙하는 순간부터 추락하는 순간까지 실제 사건이 벌어진 시간을 그대로 따라가는 일종의 다큐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테러범들이 호텔 방안에서 코란을 읽으며 기도하는 장면과 유나이티드 93기 승객들의 일상적인 출국수속 장면을 보여준 다음 여객기가 피랍되는 과정, 테러범들과 승객들 간에 여객기 조종석을 장악하기 위해 벌어진 긴박한 싸움, 그리고 결국 벌판에 추락하는 순간까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영화의 임무는 진실을 알리는 것

예고편을 본 관객들은 경악했지만, 정작 유나이티드 93기에 탑승해 사망한 승객들의 유가족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유가족은 "영화 내내 스크린을 바라보기가 고통스러웠지만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린그래스 감독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에게는 많은 임무가 주어져 있다. 오락을 제공하는 것이 첫째 임무다. 그러나 이 세상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 역시 할리우드에게 주어진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나를 비롯한 제작진, 그리고 출연배우들은 이 영화를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린그래스 감독과 영화사는 이미 수익의 10%를 희생자 추모시설 건설을 위해 내놓기로 합의한 상태다.
 
  출연배우 중 한 사람인 크리스턴 클레멘스도 "처음 영화출연을 결정했을 때만 해도 비극을 상업적으로 착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담감이 많았지만, 정작 촬영이 시작된 직후부터 그런 께름직한 기분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9.11테러를 소재로 한 또 한 편의 영화인 올리버 스톤 감독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9.11테러 5주년을 약 한달 앞둔 8월 9일 개봉될 예정이다.


권수정 기자  sjlove0549@sayclub.com
<저작권자 © 시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수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18119 경기도 오산시 청학로 42-35 웰스톤오피스텔 205호(청학동)  |  대표메일 : kwonys6306@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용석
전화 : (031)377-6305  |  팩스 : (031)377-6306  |  등록번호 : 경기 아 00281  |  등록일 : 2010.2.18  |  발행인/편집인 : 권수정
Copyright © 2005 - 2024 시사타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