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새로운 세기의 시작과 함께 창단된 앙상블 <소리>는 다양하고 새로운 현대음악 레퍼토리로 한국의 클래식 음악계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관객들에게 현대음악이란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음악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그 이유는 접할 기회가 흔치 않다는 것이 일차적인 이유일 것이다. 한국 최초의 현대음악 전문앙상블 <소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모범답안이 되고 있다.

창단된 해인 2001년 11월 12일에 공식적인 창단 연주회를 통해 국내 음악계에 첫 발을 내딛은 앙상블 소리는, 매년 정기연주회를 비롯하여 여러 현대음악제에 초대 받고 있으며, 20세기 음악사의 중요한 작곡가의 작품들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하여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호주, 이스라엘, 그리스, 일본 등 국내외 현존하는 작곡가의 수많은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 작품들은 상당수가 아시아 초연 혹은 한국 초연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위촉을 통해 세계 초연 작품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앙상블 소리의 연주는 작곡가들로부터 작곡가의 의도를 훌륭히 전달하는 연주로 큰 찬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현대음악을 통해 우리 시대의 감성을 청중들에게 진실하게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공동대표이신 나인용, 현민자 교수를 고문으로 모시고 현재 작곡가이자 음악감독인 박창원을 중심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젊은 연주자들이 상임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 시대에 탄생된 작품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강한 사명감으로 끊임없는 노력하여 한국 음악계에 중요한 위치에 올라서 있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동시대의 소리를 통하여 오늘날의 예술이 갖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현대음악 이야기 두 번째, Minimal Music

앙상블 <소리>는 청중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로써 ‘현대음악 이야기’라는 기획공연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7년에 그 첫 공연으로 경기도 영어마을에서 원어민 교사의 해설로 ‘어린이들을 위한 현대음악’ 연주회를 가진 바 있다. 이번에 열리는 두 번째 기획공연의 주제는 ‘Minimal Music’으로 선정되었다. 미니멀 음악은 음악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단순한 요소를 탐구하면서, 이를 반복과 확대를 통해 작품으로 발전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특유의 극적인 분위기로 인기를 끌면서 무용과 연극을 위한 음악으로 크게 유행하였으며, 근래에는 영화에 자주 쓰이면서 가장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일의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연주에 있어서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미니멀 음악의 실제 연주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번 무대에서는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스티브 라이히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인 <8개의 선>과 미니멀 음악의 시초를 평가받고 있는 테리 라일리의 <In C> 등으로 미니멀 음악의 진수를 들려주게 될 것이다. 또한 피터 그리너웨이의 영화 ‘프로스페로의 서재’(Prospero’s Books)의 영화 음악을 바탕으로 새롭게 작곡된 마이클 나이먼의 색소폰 협주곡 <벌이 춤추는 곳에>를 앙상블 <소리>의 색소폰 연주자 손진의 독주로 한국 초연으로 선보이게 되며, 이번 연주에서도 어김없이 위촉 작품으로서 한국의 젊은 작곡가 정승재의 <실내악적 변이>의 세계 초연 무대가 올려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