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미자(서양화가/문화뉴스 발행인)

님프 가운데 숲의 님프인 베리디스의 춤은 숲 속을 달콤한 향기에 젖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은 깨끗하게 해 주었으며 풍족함을 가져다 주는 아름다운 춤을 추는 님프였다.

과수원의 신 베루다므나스는 숲속의 요정 베리디스의 춤에 매혹되고 말았다. 베리디스의 춤은 베루다므나스만이 아니라 모두가 반할 만큼 우아했다.

베리디스의 춤에 반한 과수원의 신은 결국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고, 베리디스가 호숫가에서 세수를 하는 아침부터 해가 저무는 저녁까지 베루다므나스는 한시도 그녀 곁을 떠나지 않고 더 할 수 없을 정도의 친절을 베풀었다.

그러나 베리디스한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고 베루다므나스의 사랑은 날이 갈수록 절절해지고 그것을 진정이라 알게 된 베리디스도 이때 부터는 말할 수 없는 고민에 빠졌다.

고민에 빠진 베리디스는 ‘차라리 꽃으로 라도 변해 버릴 수 있다면, 이토록 가슴쓰린 괴로움은 잊으련만.....“ 이라고 소원했고, 그녀의 소원은 하루 저녁 무렵 조용히 이루어졌으며 결국 그녀는 꽃으로 변한 것이다.

이튿날 아침 베루다므나스는 사랑하는 그녀를 만난다는 부푼 가슴으로 호숫가를 찾았다. 하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베리디스는 보이지 않았고 호수의 물이 찰랑거리는 물가 양지에 사랑의 고통을 안고 생각에 잠긴 듯 한 데이지 한 그루가 있을 따름이었다.

수많은 화려한 꽃을 두고 굳이 데이지로 모습을 바꾼 것을 보면 베리디스는 천진난만하고 겸손함을 가진 요정이 아니였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꽃을 사랑한다.

그것도 남성들이 더 많이 데이지를 사랑한다. 세상의 남성들이 톡톡 튀는 미인들에게 마음을 빼앗긴다는 생각이 커다란 착각이라는 것을 알려주듯......

▲ <데이지> 작가 유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