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미자(문화뉴스 발행인/서양화가)

히아신스 꽃은 기억과 슬픈 사랑으로 만들어진 그윽하고 은은한 향기가 매우 감미로운 꽃이다.

스파르타의 왕인 아미클라즈와 디오메테스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 휘아킨토스는 태양신 아폴론의 총애를 받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년이였다.

올림포스의 12신 가운데 한명인 아폴론은 많은 여인들에게 사랑를 바쳤으나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그의 체면은 말할 수 없이 추락한 상태였다. 만일 아폴론이 인간 이였다면 죽음을 택했을 정도로 체면이 구겨진 아폴론에게 휘아킨토스라는 소년이 나타났다. 아폴론은 휘아킨토스를 남달리 많은 사랑을 하게 되었고 아폴론의 하루 생활 속에서 휘아킨토스를 빼놓지 않았다.

어느 날 둘은 들판에서 원반던지기를 했다. 아폴론이 던진 원반은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방향을 바꿔 휘아킨토스의 이마를 치고 땅에 떨어졌는데, 원반을 맞은 휘아킨토스는 피를 흘리며 땅에 쓰러졌다.

휘아킨토스를 사랑하는 서풍의 신 제피우스는 아폴론과 휘아킨토스가 즐겁게 원반던지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질투를 느끼게 되었고 그 질투는 세찬 바람을 일으켜 원반의 방향을 바꿔놓아 휘아킨토스를 죽음로 가게 하였다.

쓰러진 휘아킨토스에게 달려간 아폴론은 죽어가는 휘아킨토스를 부둥켜안고 안타까워하며, 슬픔으로 흐느끼며 부르짖었다. ‘너로 하여금 내 탄식을 아로새긴 꽃이 되게 하리’ 신들이 마시는 넥타르와 휘아킨토스의 피는 하나가 되었고 아폴론의 말은 휘아킨토스를 발밑부터, 백합과 흡사한 자주빛의 꽃으로 피어나게 했는데 그 꽃이 히아신스이다.

위대한 신들은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사랑하고 질투하고 괴로워하며 또 가진 사랑을 빼앗길 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지극히 인간적이다.

아폴론과 휘아킨토스의 우정 보다는 애정에 더 가까운 사랑. 동성으로서의 슬픈사랑을 우리는 꽃을 보며 애닮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