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뉴스 발행인/대표기자, (서양화가)

공공미술이란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전시되는 작품을 지칭하는 것으로 지정된 장소의 설치미술이나 장소 자체를 위한 디자인 등을 포함한다. 1967년 영국의 존 윌렛이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전통적 공공미술이 공공의 개념을 장소와 관련시켜 작품을 만들고 소통하는 데 반해, 새로운 공공미술은 장소를 물리적 장소로 보지 않고 사회적·문화적·정치적 소통의 공간으로 간주하며, 그런 의미에 맞는 작품으로 지역공동체와 관람객의 참여, 일시적 작업 등을 제안한다.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되새기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서서히 인식하고 있으며 공동체속에서 의미 있는 미술을 선보이기 위한 실험들이 새로운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이고 있다.

공공미술은 자본의 흐름과 유행에 민감한 미술시장의 분위기에 비해 새로운 미술의 사회적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술인들 스스로 미술관에 갇혀 있던 전통적인 미술의 습속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욕구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하는 맥락에서 공공미술이 현재 미술계 담론의 균형을 잡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최근 몇년간 시도되어 온 다양한 공공미술은 문예 진흥기금과 같은 제도적 지원을 배경으로 활발해진 면도 있으나, 반면  여러 폐해를  안고 있는 미술장식품의 한계를 넘어 지역과 공동체속에서 의미있는 미술을 선보이기 위한 실험들이 새로운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만들어 지고 있다.

공공미술은 공청회나 사업설명회를 통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주민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과정을 거쳐 도시의 미관을 효율적으로 아름답게 하자는 것이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시 공공미술위원회에서 구성된 도시갤러리 추진단(단장 박삼철)이 진행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도시가 작품이다’라는 모토로 우선 ‘장소형 사업’ 3개와 ‘캠페인 사업’ 6개가 진행되며 먼저 ‘장소형 사업’은 ‘서울시청과 서울광장’, ‘덕수궁 돌담길’, ‘정동로터리 일대’ 등 추진단이 선정한 도심 역사권역 3곳에서 가능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안을 만들어 냈다.

박삼철 추진단장은 “도시 패러다임이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바뀌면서 주목되고 있는 생활의 질, 삶을 질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가 나왔다”고 전하면서 “공공미술과 디자인으로 문화적 솔루션을 디자인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행정도시건설청과 토지공사는 아름다운 도시경관 형성을 위한 방안으로 공공미술을 도입할 계획으로 그 첫 단계로 중심행정타운 예정지역 주민의 도시 건설 이전의 삶과 철거과정을 다양한 예술장르를 통해 표현하는 “행복도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07년 광주디자인 비엔날레가 전시장과 생활공간에서 디자인을 체험 할 수 있는 디자인 축제로 치러지는데 그것은 광산구 송정리 떡갈비 거리와 남광주 폐철교가 시민들이 감상할 수 있는 공공미술작품으로 조성되고 있다. 

또한 경기 안양에서도 지난해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5년에 이어 2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안양 평촌일대를 중심으로 열려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설치작가와 국내 작가 46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예산 37억원이  투입된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공공기관이나 공공장소에 녹아든 미술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해당 장소에 붙박이로 영구설치 되는 작품이 37점에 달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도시의 거대한 어항 청계천을 보자. 이것을 많은 지자체들이 욕심을 부리면서 모방심리를 자극하는 사업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은 너도 나도 서둘러 공공미술의 브랜드화를 목적으로 하는 문화 콘셑트로 받아들여 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지방자치의 브랜드를 만드는 문화축제는 단시간내 재임기간 중 만들어 내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루어지며, 이 문화는 지자체의 예산으로 추진되는 공공미술들이 해당 지역과 지역민들에게 의미있는 공공성을 구현하는 존재가 되기보다는 단체장의 치적을 보여주기 위한 부산물로 전락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공공미술은 미래의 생태계를 보존하고 도시미학에 많은 부분의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형성하며 그것을 공공미술이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경기 오산에서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한 공공미술 활성화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처음으로 갖고 이와 관련해 심도있게 조사해 보았다. 첫 시도후 두려움 반, 흥분 반으로 진행한 결과 100%는 아니었으나 좋은 평가를 갖게 되어 흐믓하였다.

당시 공공미술 공청회를 갖기 위해 경죽 김천까지 가서 촬영도 하였고 해외사례도 발표하였다. 이처럼 작은 도시에서 공공미술에 대한 공청회를 한다는 것은 오산시가 그만큼 의식이 발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다는 뜻을 가져다준다.

나는 공공미술은 반드시 그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와 무관할 수 없으며, 그 지역의 주민들과 무관할 수 없고, 분명한 이데올로기와 무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공공미술의 예술가는 때로는 단순한 기록자가 될 수도 있으며, 노동자가 되기도 해야 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담당 관리들과 테이블에 마주 앉는 협상자가 되기도 해야 하며, 아주 절실하게 엔지니어가 되기도 하며, 엔지니어와 대화할 때는 건축가가 되기도 해야 하는, 오지랖 넓은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이 ‘오지라퍼’야 말로 더 낮은 예술가로서 더 넓은 공공미술의 영역을 확대하는 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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