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해·날조·이전투구…한나라당이 공천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공천작업을 본격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천과정 및 결과에 불만을 품고 탈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했거나 탈락조짐이 보이는 공천 희망자들이 ‘밀실공천’ 내지 ‘낙하산공천’ 이라고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 또는 다른 정당 입당 등을 위해 당을 줄줄이 떠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상호 비방전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한나라당은 현직 지방의원의 절반 이상을 ‘물갈이’ 대상이어서 이 같은 ‘탈당 러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의 영입에 반발, 당 소속 김태환 제주지사가 지난달 중순 탈당한 이후 전국에서 기초단체장 및 기초.광역의원들의 탈당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시의회 부대변인을 지낸 전대수 서울시의원도 지난달 22일 “한나라당 서울시당 공천은 공천(公薦)이 아닌 사천(私薦)”이라고 반발하며 한나라당을 전격 탈당했다. 그는 “공천신청자 정보와 심사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밀실야합 공천’과 위원장 친구의 형을 공천하는 등 ‘인맥공천’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북 경주시장으로 출마하기 위해 공천 신청했던 김재곤씨도 같은 이유로 탈당했다. 충주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권영관 충북도의회 의장도 외부인사 영입 및 공천과정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21일 전격 탈당했으며 말일에는 이유택 송파구청장이 선거법 위반 및 경찰조사 논란 속에 당을 떠났다. 이 구청장은 지난 10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이밖에 공천내정설에 반발하며 공천신청을 철회한 이태근(李泰根) 고령군수와 공천을 아예 신청하지 않은 김용암(金龍岩) 영암군수가 곧 탈당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구.경북지역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 5·31 정국이 공천잡음으로 들끓고 있다. 진정서와 투서가 난무하는 이전투구 양상이 도처에서 불거지는 데다 탈당 단식 상경시위 등 극한투쟁까지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에는 음독자살 시도 등 상궤를 넘는 소동까지 더해져 눈길을 더한다. 특히 상당수 잡음이 현역 실세의 전횡에서 비롯된 측면도 없지 않아 선거파장 등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공천잡음과 관련, 말로만 ‘엄정대응’ 입장을 밝힐뿐 실제론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당직자들 사이에도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면서 “이 때문에 공천잡음이 터져도 신속하게 대처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권용석 기자  webmaster@sisati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