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복의 새벽편지] 우국론(憂國論)

시사타임l승인2007.12.1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이태복 5대거품빼기운동본부 상임대표(전 보건복지부 장관)
 

나라의 앞길과 오늘의 현실이 걱정이다. 선거전 막판까지 앞이 깜깜하고, 대선 이후에도 권력투쟁이 계속되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원래 권력을 둘러싼 싸움이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법이지만, 예전과 달리,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승복할 가능성이 없어졌다. 자칫하면 새 정권 출범이 몇 개월 뒤로 늦춰질지 모른다. 그 바람에 당면한 난제들을 힘 있게 풀어나가야 될 새 정권이 안팎의 도전을 어떻게 극복해갈지 우려된다.

어느 누가 정권을 잡든, 새 정부에게 주어진 역사적 과제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는 한국경제의 침몰을 막고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는 일이 첫째고,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국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 5대 거품을 일단 빼는 일이다. 이를 위시해서 정부와 사회 각 분야를 개혁하고 정비할 일이 산더미처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일은 5년 전인 노무현 정부에도 똑같이 주어진 임무였다. 그러나 노 정권은 소중한 시간만 낭비한 채 심각한 민심이반 속에 끝나고 말았다. 5년이란 세월이 국내외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중국의 추격이 턱밑에 왔거나 추월당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정부혁신, 지방분권 등 말만 요란한 채 뚜렷한 성과 없이 일만 엉클어 놓았다. 이 같은 결과에 진저리친 국민들이 도덕성이 어찌됐든지 일을 잘 할 것 같은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국민들은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의식수준이 정치수준을 좌우한다고 국민을 탓할 일이 아니다.

만약 민주화의 일부 집권세력들이 5.31 지자체 참패 이후 진정으로 참회하고 반성하면서 심각한 민심이반을 인정하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면, 또 대선국면에 들어와서 국정실패에 책임있는 자들이 이선으로 물러나고 민주화를 위해 몸을 던져 싸웠던 인물을 중심으로 국민의 고통을 풀어나갔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정권에 참여했거나 정치권에 갔던 인물들이 필자의 거듭된 호소를 외면했던 것도 그들이 이미 기득권세력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들이 철저히 망해야 그때 비로소 정신을 차릴 것이므로 대선 이후에 ‘새판 짜기’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4월 총선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칠 것인데, 시대적 대의(大義)와 살신성인의 큰길, 국민의 길이 보일 리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전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국정책임자였던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대통령이 ‘문제도 있었지만 성과도 있었다’는 식의 자기정당화에 집착하지 않았어도 국정실패와 민심이반의 장본인들이 후안무치하게 대선전에 뛰어드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대선구도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것이다.

야당 역시 과거시절에 묻은 ‘오염’을 솔직히 사과하고 국정의 책임자가 되겠다는 사람으로서 모범적인 생활태도를 다짐을 했다면 BBK 논란은 일찍 끝났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국민들의 염증에 힘입어 단독질주를 계속하면서도 고백의 시기를 놓쳤다. 이 오염문제는 마침내 진실공방을 자초했고, 끝내 대선투표결과에 대한 회의로 자라고 말았다.

필자는 특정 대선주자에 대한 호-불호, 유-불리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나라의 앞길과 국민의 고통스런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나갈 것인가를 우려할 뿐이다. 그러려면 능력 있는 인물이 국민의 신뢰 속에 정권을 잡아야 겨레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데, 현실의 전개는 그렇지 못하다. 또 5년의 세월을 허송할 것인가? 그때는 정말 한국경제가 중국의 힘에 눌려 중소기업들이 줄도산하고 외형적으로 5%의 성장을 해도 실업증가와 빈부격차가 더 벌어지는 심각한 사회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국민들이 피땀을 흘려 쌓아올린 경제적 성취를 무너뜨리는 시기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 사회 모두의 대결단이 필요하다.

민주화세력들은 이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참회와 반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재계와 고위공직자, 종교계를 비롯한 사회각계 인사들도 엄중한 국가적 상황을 정확히 인식해 탐욕과 당파적 이해를 극복하고 국가와 민족의 앞길을 열어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솔직히 우리사회의 지도층에게 이런 기대는 꿈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당리당략적 사고와 움직임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게 틀림없다. 그러면 어찌하면 좋은가? 끝을 봐야 판이 정리될까? 아니면 권력투쟁으로 영일이 없을까? 참으로 걱정이다!


시사타임  webmaster@sisatime.co.kr
<저작권자 © 시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사타임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18119 경기도 오산시 청학로 42-35 웰스톤오피스텔 205호(청학동)  |  대표메일 : kwonys6306@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용석
전화 : (031)377-6305  |  팩스 : (031)377-6306  |  등록번호 : 경기 아 00281  |  등록일 : 2010.2.18  |  발행인/편집인 : 권수정
Copyright © 2005 - 2020 시사타임. All rights reserved.